FIELD NOTES

FIELD DATA AUTOMATION

현장과 사무실의 경계를 문장으로 정하기

데이터가 빨라지자 "이건 누가 확정하는가"가 모호해졌습니다. 넘기는 지점과 책임을 한 문장으로 못박은 기록입니다.

10 min
현장 데이터가 사무실까지 오게 만들기 콘셉트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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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라져서 생긴 사고

발주가 취소됐습니다.

사무실에서 오전에 올라온 측정값을 보고 자재를 주문했는데, 오후에 그 값이 바뀌었습니다. 현장에서는 아직 작업 중이었고, 오전 값은 중간 확인이었습니다.

아무도 잘못하지 않았습니다. 현장은 성실히 올렸고, 사무실은 빠르게 움직였습니다.

느릴 때는 없던 문제입니다. 저녁에 한 번에 넘어오니 그게 곧 확정이었으니까요. 속도를 올리면서 확정이라는 개념이 사라진 겁니다.

상태를 셋으로 나눴다

빠르게 흐르게 만들었으면 어디까지가 초안이고 어디부터가 확정인지 따로 표시해야 합니다.

작업 중

언제든 바뀔 수 있음

현장 확정

현장 책임자가 선언

검수 완료

이후 변경은 이력으로

사무실이 움직여도 되는 시점은 두 번째부터다

표가 넓으면 좌우로 스크롤하여 확인하세요.

상태누가 바꾸나사무실은
작업 중작업자참고만. 발주하지 않음
현장 확정현장 책임자이 값으로 다음 작업 시작
검수 완료사무실 담당자변경 시 이력과 알림

한 문장을 버튼 옆에 붙였다

상태 정의를 문서로 길게 쓰지 않았습니다. 대신 확정 버튼 옆에 한 문장을 띄웠습니다.

현장 확정을 누르면, 사무실은 이 값으로 다음 작업을 시작합니다.

이 문장 하나가 긴 설명서보다 잘 먹혔습니다. 누르는 사람이 그 행동의 결과를 그 자리에서 알기 때문입니다.

규칙을 문서에 적으면 아무도 안 읽습니다. 규칙을 행동하는 화면에 적으면 읽습니다. 이후 다른 기능을 만들 때도 계속 쓴 방법입니다.

되돌리는 길을 먼저 냈다

확정 후에도 값이 틀릴 수 있습니다. 확정 해제를 막지 않았습니다.

확정 해제 시
  1. 사유 입력 (필수)
  2. 이 값을 참조한 후속 작업 목록 표시
  3. 해당 담당자에게 알림 발송
  4. 이력에 기록 (누가 · 언제 · 왜)

누가 영향을 받는지 시스템이 알고 있으니, 사람이 기억해서 연락할 필요가 없습니다.

여기서 배운 게 있습니다. 되돌릴 수 없게 잠그면 사람들은 확정을 안 누릅니다. 잘못 누르면 큰일 난다고 느끼면 계속 "작업 중"으로 남겨둡니다. 그러면 상태 구분 자체가 무의미해집니다.

되돌릴 수 있어야 확정이 쓰입니다. 안전장치는 잠그는 쪽이 아니라 되돌리는 길을 내는 쪽이 맞았습니다.

합의가 코드보다 오래 걸렸다

이 단계에서 실제로 만든 코드는 상태 필드 하나와 화면 몇 개입니다. 이틀이면 끝나는 분량입니다.

어려웠던 건 셋으로 나누자고 서로 동의하는 과정이었습니다. 현장은 "확정을 왜 우리가 누르냐"고 했고, 사무실은 "그럼 언제 움직이냐"고 했습니다.

세 번의 회의 끝에 정해진 건 기능이 아니라 문장이었습니다.

두 달 뒤에 확인한 것

상태를 나눈 지 두 달이 지나고 로그를 봤습니다. 규칙이 실제로 쓰이고 있는지 궁금했습니다.

현장 확정 클릭        전체 건의 94%
확정 해제             전체 건의 3.1%
해제 사유 미기재      0건 (필수라 불가)
확정 전 사무실 착수   1건 (담당자 실수, 알림으로 즉시 발견)

해제가 3%나 된다는 게 처음엔 걱정스러웠습니다. 그런데 사유를 읽어보니 대부분 "재측정 결과 반영"이었습니다.

되돌리기가 잘 쓰이고 있다는 뜻이었습니다. 잠갔다면 이 3%는 애초에 확정을 안 눌렀을 겁니다.

남은 숫자

여섯 번째 단계 시점

지연 시간

19시간2시간대

조작 횟수

14회5회

되돌아오는 비율

31%6%

처음 정한 세 목표를 모두 넘겼습니다. 다만 이 단계에서 일을 줄인 건 자동화가 아니라 합의였습니다.

다음 편에서 할 것

값이 제때 들어오니 이상값을 자동으로 알려주고 싶어집니다. 당연한 순서처럼 보였습니다.

그래서 만들었고, 두 달 동안 아무도 그 알림을 보지 않았습니다.

리도 프로필

리도 인사이트

기술을 현장 언어로 다시 풀어 쓰는 사람

3D 설계, 광통신 인프라 장비 개발, 글로벌 현장 교육을 19년 넘게 다뤄왔고, 요즘은 AI 자동화, 꿈꾸는 카메라, 실무 채널 운영을 연결해 복잡한 일을 더 쉽게 만드는 방법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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