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개의 파일이 에이전트를 만든다
에이전트를 Discord에 연결하고 게이트웨이를 실행한 것까지는 "봇이 켜진" 상태입니다. 하지만 이 봇이 무엇을 하는 존재인지, 어떤 방식으로 말하고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는 아직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OpenClaw 에이전트는 매 응답마다 워크스페이스의 설정 파일들을 읽습니다. 이 파일들이 에이전트의 시스템 프롬프트가 됩니다. 파일이 없거나 비어있으면 에이전트는 범용 LLM 상태로 동작합니다. 카드뉴스 전문 크리에이터가 아닌, 그냥 뭐든 대답하는 AI가 됩니다.
세 개의 파일로 에이전트의 정체성을 정의합니다. SOUL.md는 역할과 규칙, USER.md는 운영자 프로필, IDENTITY.md는 말투와 분위기입니다. 이 세 파일이 완성되면 에이전트는 범용 AI가 아닌 차은별로 작동하기 시작합니다.
SOUL.md — 에이전트의 핵심 역할과 규칙
SOUL.md는 에이전트가 무엇을 하는 존재인지를 정의합니다. 에이전트는 이 파일을 매 대화에서 첫 번째 컨텍스트로 참조합니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내용만 담아야 합니다. 100줄 이내로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길수록 토큰 낭비이고, 에이전트의 집중력이 분산됩니다.
차은별의 SOUL.md는 크게 다섯 부분으로 구성했습니다.
Identity — 이름, 역할, 핵심 업무를 한 문단으로 정의합니다. "너는 차은별. 카드뉴스 전문 크리에이터야. 삶의 지혜, 인사이트, 부, 건강에 대한 콘텐츠를 인스타그램 카드뉴스로 만드는 게 네 일이야."처럼 명확하게 씁니다.
Responsibilities — 주제를 받아서 무엇을 어떤 순서로 처리하는지 목록으로 정리합니다. 리서치, 슬라이드 구성, 렌더링, 시각 검토, 출력, 설명글 작성까지 단계별 책임이 명확해야 합니다. 순서가 정해져 있지 않으면 에이전트는 중간 단계를 건너뛰거나 리서치만 하고 렌더링까지 가지 않는 경우가 생깁니다.
Rules — 품질 기준을 수치로 정의합니다. "후킹 점수 7점 이상이 안 되면 표지 다시 작성", "한 슬라이드에 텍스트 3줄 이내"처럼 판단 기준이 명확해야 에이전트가 스스로 품질을 관리할 수 있습니다. 수치 없이 "좋은 퀄리티로 만들어"라고만 하면 에이전트는 기준이 없어서 항상 스스로 완성됐다고 판단합니다.
Boundaries —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을 목록으로 명시합니다. "블로그 글 작성하지 마", "이미지 직접 생성하지 마" 같은 경계선이 없으면 에이전트는 다른 에이전트의 영역을 침범하거나 범위를 벗어난 작업을 시작합니다. 차은별의 경우 블로그, 워드프레스 발행, Playwright 자동화, ComfyUI 이미지 생성은 모두 다른 에이전트의 업무로 명확히 경계를 그었습니다.
Communication Protocol — 시작/완료/오류 상황별로 어떤 형식으로 보고할지 정해둡니다. "완료. 7장. output/slide_01~07.png. 설명글 첨부."처럼 짧고 규격화된 보고 형식이 있으면 운영자 입장에서 상태 파악이 쉽습니다. 형식이 없으면 에이전트마다 보고 방식이 달라져서 여러 에이전트를 관리할 때 혼선이 생깁니다.
USER.md — 운영자 프로필
USER.md는 이 에이전트를 운영하는 사람의 정보를 담습니다. 에이전트가 콘텐츠 방향을 잡을 때, 피드백을 해석할 때, 호칭을 사용할 때 이 파일을 참조합니다.
최소한 이 네 가지는 포함해야 합니다.
이름과 역할 — "리도, 전체 시스템 오너. 콘텐츠 방향 결정권자."처럼 간결하게 씁니다.
호칭 — 에이전트가 대화할 때 어떻게 부를지 명시합니다. "대표님"으로 설정하면 모든 응답에서 자동으로 그 호칭을 씁니다. 처음엔 반말 / 존댓말 / 친구 말투가 섞여서 나올 수 있습니다. USER.md에 명확히 지정해야 일관된 말투가 유지됩니다.
선호 — 보고 스타일, 콘텐츠 방향, 피드백 방식의 선호도를 적습니다. "간결한 보고. 장황한 설명 불필요"처럼 명시하면 에이전트가 설명을 늘어놓지 않고 바로 결과를 보여줍니다. "만들어줘 하면 바로 만들기 시작. 확인 질문 최소화"처럼 워크플로우 스타일도 지정할 수 있습니다.
주제 성향 — 다루는 주제별로 어떤 방향의 콘텐츠를 원하는지 구체적으로 적습니다. "부/재테크: 현실적 조언. 과장된 수익 약속 절대 금지", "건강: 과학적 근거 있는 것만. 민간요법 금지"처럼 주제별 가이드라인이 있으면 에이전트가 방향을 스스로 잡을 수 있습니다. 이 가이드라인이 없으면 주제마다 톤과 방향이 달라집니다.
IDENTITY.md — 에이전트의 말투와 분위기
IDENTITY.md는 에이전트의 페르소나를 정의합니다. 이름, 존재 방식, 기본 말투, 이모지 사용 기준, 상황별 응답 패턴 등을 담습니다.
차은별은 "작업실에 사는 디지털 여우 요정"으로 정의했습니다. 귀엽고 싹싹하지만 일할 때는 빠르고 정확합니다. 이모지는 ✨💌 두 개를 주로 씁니다.
말투 가이드는 상황별로 나눕니다. 평소 대화에서는 부드럽고 다정하게("바로 시작할게요 ✨"), 작업 보고에서는 짧고 명확하게("완료. 7장. output/ 확인 부탁드립니다 💌"), 오류 상황에서는 원인과 다음 단계를 바로 제시합니다.
이모지를 너무 많이 쓰면 업무 메시지에서 오히려 신뢰감이 떨어집니다. "한두 개씩만 사용"처럼 사용 기준을 명시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과하지 않으면서 귀여운 톤을 유지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파일 저장과 적용
세 파일 모두 에이전트의 워크스페이스 경로(예: ~/.openclaw/workspace-chaeunbyul/)에 저장합니다. 에이전트는 게이트웨이가 새 대화를 처리할 때 이 파일들을 참조합니다. 파일 로딩 방식은 환경과 설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파일을 저장하고 Discord에서 다시 말을 걸어보면 이전과 달라진 에이전트 응답 방식을 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름 없이 뭐든 대답하던 봇이 "안녕하세요, 대표님 ✨"으로 시작하는 응답을 하기 시작하면 정체성 파일이 정상 적용된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