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AI 이미지를 판별할 때 손가락을 셉니다.
이제 그 방법은 잘 통하지 않습니다. 손은 좋아졌습니다. 손톱까지 그럴듯합니다.
그런데도 어떤 이미지는 보자마자 만들어진 것처럼 느껴집니다. 어디가 이상한지 짚어보라면 한참 걸리는데, 이상하다는 감각은 즉시 옵니다.
이유를 따라가면 대개 한 곳으로 모입니다. 그림자입니다.
빛은 하나의 문장이다
사진 한 장에서 빛은 여러 개처럼 보여도 결국 하나의 이야기를 합니다.
창이 왼쪽에 있으면 얼굴의 왼쪽이 밝습니다. 코 그림자는 오른쪽으로 눕습니다. 턱 아래에 그늘이 생깁니다. 책상에 놓인 컵의 그림자도 같은 쪽으로 흐르고, 컵 손잡이가 만든 작은 그늘까지 같은 방향입니다.
전부 같은 문장의 일부입니다.
이건 미학이 아니라 물리입니다. 그래서 사람은 배우지 않아도 압니다. 어긋나면 설명은 못 해도 불편함은 정확히 느낍니다.
AI 이미지가 어색해지는 지점이 여기입니다. 각 요소는 그럴듯하게 그려집니다. 다만 그것들이 같은 빛 아래 있다는 합의가 없습니다.
인물은 왼쪽에서 빛을 받고, 뒤의 화분은 오른쪽에서 받고, 바닥 그림자는 아예 없습니다.
문장으로 치면 단어는 다 맞는데 시제가 섞인 상태입니다.
세 가지만 보면 된다
이미지를 볼 때 순서대로 확인해보세요. 익숙해지면 몇 초면 끝납니다.
첫째, 그림자의 방향이 모두 같은가.
한 화면 안의 모든 사물이 같은 쪽으로 그림자를 눕히고 있어야 합니다. 광원이 여럿인 실내라면 그림자도 여러 겹이지만, 그 겹침조차 일관돼야 합니다. 한 사물에 두 겹이면 다른 사물에도 두 겹입니다.
둘째, 그림자의 부드럽기가 광원과 맞는가.
맑은 날 직사광선은 가장자리가 칼로 자른 듯한 그림자를 만듭니다. 흐린 날이나 넓은 창은 경계가 번지는 그림자를 만듭니다.
강한 하이라이트가 있는데 그림자 경계가 뭉개져 있다면, 그 이미지는 두 가지 날씨를 동시에 주장하고 있는 겁니다.
셋째, 접지 그림자가 있는가.
물체가 바닥에 닿는 지점에는 반드시 짙고 좁은 그늘이 생깁니다. 빛이 들어갈 수 없는 틈이니까요.
이게 없으면 사물이 미묘하게 떠 보입니다. "뭔가 붕 떠 보인다"는 인상의 정체가 대개 이것입니다.
왜 하필 그림자를 어려워하는가
이미지 생성 모델은 픽셀의 통계를 배웁니다.
"이런 이미지에는 대개 이런 명암이 있더라"를 익히는 것이지, 광원의 위치를 삼차원으로 세우고 거기서 그림자를 계산하는 게 아닙니다.
그래서 자주 보이는 조합은 잘합니다. 창가에 앉은 인물. 노을 진 거리. 학습 데이터에 충분히 있었던 장면들입니다.
반대로 드문 조합에서 무너집니다.
아래에서 올라오는 빛. 여러 색 광원이 섞인 무대. 반사가 복잡한 금속과 유리.
이런 장면에서 그림자는 통계가 아니라 계산의 영역이 됩니다. 그리고 거기서 어긋납니다.
만드는 쪽에서 쓸 수 있는 방법
판별이 아니라 제작 쪽에서 이 문제를 다루는 방법도 그림자에서 시작합니다.
빛을 먼저 지시하세요.
피사체를 묘사하기 전에 광원의 위치, 세기, 성질을 문장에 넣습니다.
왼쪽 위 커다란 창에서 들어오는 부드러운 오후 빛
바닥에 긴 그림자, 턱 아래 짙은 그늘
모델이 참조할 장면의 범위가 좁아지고, 결과의 일관성이 올라갑니다.
하나의 광원으로 시작하세요. 복잡한 조명은 어긋날 여지를 늘립니다. 단일 광원으로 안정적인 결과를 얻은 뒤 보조광을 더하는 순서가 안전합니다.
그림자를 명시적으로 요구하세요. 그림자를 결과가 아니라 요청 대상으로 다루면 결과가 달라집니다.
그리고 남는 질문
기술적으로는 시간 문제입니다. 삼차원 이해를 갖춘 모델이 나오면 그림자 문제는 사라질 겁니다. 아마 생각보다 빨리요.
그런데 흥미로운 건 그다음입니다.
그림자가 완벽해진 이미지를 우리는 무엇으로 구별할까요.
아마 다시 다른 곳을 보게 될 겁니다.
사진에는 찍은 사람의 위치가 남아 있습니다. 왜 하필 거기 서서, 왜 하필 그 순간에 눌렀는가. 조금만 옆으로 갔으면 다른 사진이 됐을 텐데 그러지 않은 이유. 그 선택의 흔적이 프레임 안에 있습니다.
빛은 물리라서 언젠가 학습됩니다. 왜 거기 서 있었는가는 물리가 아닙니다.
아마 마지막까지 남는 차이는 그쪽일 겁니다.
지금은 그림자부터 보면 됩니다. 가장 정직하게 들키는 곳이니까요.

